← Back
1. The Youth, The Extraordinary Part 1 · 챕터 4 — 2、황색 책, 책 속의 보법 Part 2

읽기 설정

18px
챕터 4

2、황색 책, 책 속의 보법 Part 2

천묵이 급히 몸을 내밀어 살펴보니, 과연 노가 옆에 마른 풀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 손고홍이 제대로 얼굴부터 땅에 처박혀 곤두박질쳤다가, 이내 먼지를 뒤집어쓴 채 기어올라왔다. 몸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그에게 손을 흔들어 무사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창밖에는 찬바람이 살을 에는데, 천지 사이에는 언제부터인가 듬성듬성 성근 서리가 흩날리고 있었다. 천묵이 막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찰나, 손고홍은 이미 절뚝거리며 몸을 틀어 옆의 황야로 기어들어갔고, 눈 깜짝할 사이에 창백한 눈발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이 녀석, 꽤나 재미있는 놈이군.”

그는 몸을 돌려 바닥에 떨어진 낡은 책을 주워 올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아마도 전에 대수롭지 않게 한마디 물어본 게, 손고홍으로 하여금 자신이 이 책을 몹시 아끼는 줄로 착각하게 만들었나 보다. 확실히 고서(古書)였다. 겉표지는 얼룩덜룩하고, 책장은 이미 누렇게 변해 바스락거렸으며, 위에는 빽빽이 손으로 베껴 쓴 해서(楷書)가 가득해 한눈에도 꽤 된 연혁을 알 수 있었다. 놀랍게도 불경이었다. 천묵은 무심하게 훑어보다 곧바로 그 속의 낌새를 알아챘다. 《심경》의 필사본인 듯싶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따위 물건에 흥미가 없어, 대충 두어 번 보고는 무심코 옆에 던져두었다.

창밖으로 후퇴하는 풍경이 점차 멈춰선 듯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 소리와 함께 열차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풍경은 또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천묵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베개를 벤 채 졸음을 쫓으며 하릴없이 앉아 있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시간은 훌쩍 흘러 있었고, 창밖의 풍경도 쓸쓸한 누런빛에서 새하얀 눈의 세상으로 변해 있었다. 거창하게 거위 털 같은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살을 에는 듯한 한기가 밀려왔다. 천묵은 짐꾸러미에서 그 두꺼운 군용 코트를 꺼내 걸치고, 목도리를 다시 조여 맨 뒤에야 비로소 다시 누웠다.

“음?”

그런데 바로 그때, 그가 가볍게 의아한 소리를 냈다. 시선이 책상 위의 그 노란 책으로 돌아갔다. 아까 손고홍이 던져 넣을 때 부딪힌 탓인지, 낡은 책의 겉표지 한 귀퉁이가 들떠 있었다. 천묵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폈다. 이 책 안에…… 무언가 끼워져 있는 듯했다.

그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표지가 들린 곳을 따라 조심스럽게 위로 걷어 올렸다. 과연 그 밑에는 숨겨진 주머니가 있었고, 그 안에는 손바닥만 한 비단 조각이 들어 있었다. 그 비단 쪽지를 조심스럽게 펼치자, 천묵의 동공이 급격히 수축했다가 이어 천천히 커졌다. 시선이 고정된 곳, 첫머리에 쓰인 파리만 한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십이중 철벽공(十二重鐵壁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