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시(寅時)의 나무 괘소리가 마을 어귀에 울려 퍼지자마자, 진목전(陈木田)은 더 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옷을 걸치고 일어나 앉아, 창호지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희미한 새벽 빛을 빌어 머리 위 바람이 새는 들보 몇 개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붕의 그 구멍은 며칠 전 비바람이 휩쓸고 간 흔적이었다. 집이 가난해 고칠 여유가 없어, 지난 몇 밤은 찬 바람이 목덜미로 곧장 파고들었다. 옆에서 늙은 마누라가 내뿜는 무거운 숨소리를 들으며, 진목전은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조바심을 억누를 수 없었다.
“여자란 참 마음이 넓지.” 그는 낮게 중얼거리며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요 며칠 대려산(大黎山) 꼭대기가 순탄치 않아. 저 수사(修士)들이 미친 듯이 설치더군. 산 껍질이라도 벗겨 갈 기세야. 마을 사람들은 겁에 질려 문 밖도 못 나가고, 하늘에서 섬광이 번뜩이기만 하면 땅에 엎드려 절을 하고 있어……”
여경촌(黎泾村)은 대대로 대려산 기슭에서 살아왔다. 늘 하늘에 의지해 먹고살고 스스로 자급자족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은, 조정의 율법이 깊은 산속까지 미치지 못한다. 저 수사들의 법술 대결이 혹여라도 밀려와 닿는다면, 온 마을 늙은이와 어린이가 온전한 시신으로 남기 힘들 것이다.
“깊은 산골짜기, 우리가 바라는 건 부귀가 아니라 평안뿐이다. 허나 저 신선들의 싸움에 우리 같은 범인이 어디 당해낼 수 있겠나.”
진목전은 몸을 뒤척여 침상에서 내려왔다. 문을 밀고 창밖을 바라보니, 짙게 엉긴 밤빛이 가득했다. 한기가 얼굴을 때려 정신이 들었다.
“집안에 저 식충이 녀석, 밥그릇이 점점 커지고 식성도 늘었어. 내일 아침 일찍 미척하(眉尺河)에 보내 물고기나 새우를 좀 잡아오게 해야겠어. 집안에 고기 반찬이라도 올리게.”
“혹여 정말로 그 법술에 휘말린다 해도, 그건 팔자려니. 진가가 이 황무지에서 이백 년을 일궈왔으니, 뿌리가 깊어 도망치려야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진목전은 고개를 저으며 등 뒤로 손을 맞잡고 문밖으로 걸어 나갔다.
문밖의 누렁이는 개집에 웅크려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진목전은 새벽의 옅은 안개를 밟으며 마을길을 천천히 걸었다. 사방에서 점차 움직임이 일어났다. 닭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고, 몇몇 집의 굴뚝에서는 이미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상평아!” 진목전이 자신의 곁방을 향해 목청을 돋워 불렀다.
방 안에서 즉시 그릇 부딪치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어 문이 ‘삐걱’ 하고 열리며, 반쯤 자란 아이가 졸린 눈을 비비며 뛰어나왔다.
“아버지!” 진상평(陈项平)은 막 잠에서 깼으면서도 눈만은 총기가 번뜩였다. 고개를 들어 진목전을 올려다보았다.
“오늘은 무슨 일이요?”
“미척하에 가서 물고기랑 게 좀 잡아 오너라.”
진목전은 손을 휘저으며, 드물게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오늘은 밭일이 급하지 않다. 네 어머니께 맛난 것 좀 잡아다 드리도록 해라.”
“야호!”
진상평은 그제야 기운이 솟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벽 한구석의 바구니와 긴 쇠스랑을 집어 들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종적을 감췄다.
아들이 총총걸음으로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진목전은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흘리고는 몸을 돌려 자신의 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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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척하는 물살이 완만하고 강변이 넓어 갈대가 무성했다. 마을의 수십 호가 기르는 거위와 오리들은 평소 굳이 먹이를 주지 않아도, 새벽에 강에 몰아넣었다가 저녁 무렵 기슭에서 한 번 소리쳐 부르면, 길들여진 가금들은 순순히 헤엄쳐 돌아왔다.
진상평은 일찍 도착했다. 거위와 오리 떼는 아직 강에 들어가지 않아 수면은 텅 비어 있었고, 낡은 작은 나무 뗏목 두 척만이 물결에 따라 출렁이고 있었다. 그는 바지가랑이와 소매를 걷어 올리고 맨발로 강바닥의 진흙을 밟았다. 차가운 강물이 무릎을 적셨다.
그는 허리를 숙이고 두 손으로 물속을 더듬으며, 눈을 부릅뜨고 수면을 응시했다. 문득, 푸른 그림자 하나가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이런, 큰 놈이다.”
진상평은 숨을 멈추고 맹렬히 물속으로 잠수했다. 오른손으로 정확히 물고기의 아가미를 낚아채고, 허리와 배에 힘을 주어 물 밖으로 튀어 올랐다. 손에는 팔딱거리는 푸른 꼬리 물고기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헤헤, 제수가 좋네.”
진상평은 얼굴의 물기를 닦아내며 물고기를 바구니에 던져 넣었다. 미척하의 물고기들은 영악하기로 소문났는데, 이 푸른 꼬리 물고기는 상류에서 떠내려온 야생어인 모양인데, 그가 운 좋게 마주친 셈이었다.
더 잡으려던 참에, 진상평은 문득 발밑의 진흙이 묘하다는 것을 느꼈다. 무언가 묻혀 있는 듯했다. 촉감이 지나치게 매끄럽고, 은근히 금속의 냉기가 배어 있었다.
그가 잠수해 확인해 보려던 찰나, 강기슭의 갈대 숲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상평 형!”
진상평은 반사적으로 물고기 바구니를 등 뒤로 감추며 고개를 들었다. 갈대 숲이 출렁이더니 열서너 살쯤 된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