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경의 봄날, 회춘의관의 주인 두장경은 생계의 은인인 전원외를 맞이했다. 한바탕 가식적인 응대를 한 뒤, 육리에게서 선물받은 약차를 전원외에게 돌려주었는데, 전원외는 포장지에 적힌 시 때문에 이 '찌꺼기 차'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제경에 봄이 들자, 거리 곳곳에 잡기와 먹을거리를 파는 노점들이 점점 늘어났다.
철이 좋아 답청과 유람을 나온 부녀자들이 끊이지 않았고, 길에서 지치면 계화당이나 밀과 같은 간식을 사먹기 마련이다. 장삼파의 설편고가 가장 인기가 많았는데, 얇기가 매미 날개 같아 입에 넣으면 녹아버려 입안 가득 단향이 감돌았다.
'회춘의관' 안, 카운터 뒤에서 두장경은 설편고 반 조각을 씹으며 지루한 표정으로 길 건너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제경 남성의 두 가문은 본래 약방으로 시작해 뒤에 장사가 커지자 의관을 열었다. 의관의 명성이 높아지자 두 노영감의 저택도 몇 차례 확장되었다.
두 노영감은 젊었을 때 장사에만 매달리다가, 나이 마흔이 넘어서야 정처를 맞이했다.
어여쁜 아내는 나이 십육에 꽃처럼 아름다웠고, 시집온 지 얼마 안 되어 잉태했다. 노년에 얻은 아들이라 두 노영감은 기뻐하며 아내를 손바닥 위에 올려 놓듯 아꼈다.
하지만 두 부인은 복이 없어 아들을 낳고 1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두 노영감은 어린 나이에 어미를 잃은 아들을 불쌍히 여겼고, 외모까지 뚜렷해 더욱 귀여워했다. 그렇게 귀여워하다 보니 사체불근(四體不勤), 오곡불분(五穀不分)에다 종일 곡조나 따라 부르며 술이나 마시는 무능한 자로 길러버렸다.
두장경이 바로 그 무능한 자였다.
두 노영감이 살아있을 때는 집안이 넉넉했으나, 그가 세상을 떠나자 두 가문은 기둥이 무너졌다.
두장경은 응석받이로 자라 학식은 평범했고, 종일 말 달리고 닭 싸움이나 구경하며 정신이 없었다. 마음이 크고 돈 씀씀이가 헤픈 데다 부자 체하기 좋아해, 친구들은 그를 호구로만 여겼다. 오늘은 장삼이 노모 병환으로 삼백 냥을 꾸고, 내일은 이사가 장사를 핑계로 오백 관을 꾸어 가는 식으로, 티끌 모아 태산이 되어 오랫동안 쌓인 끝에 밭과 가게는 모두 팔려나갔고, 결국 서문의 낡은 작은 의관 하나만 남게 되었다.
이 작은 의관은 두 노영감이 처음 가업을 일궈낸 가게라, 두장경은 감히 팔지 못하고 거리의 낙방 선비에게 액자를 써달라고 해 걸게 한 뒤, 스스로 회춘의관의 주인이 되었다.
의관에 있던 의원은 이미 제세당이 높은 월급으로 데려갔고, 당장 좋은 의원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의관은 수지가 맞지 않아 의원이 있으나 없으나 매한가지였다. 평소에는 가끔 이웃들이 와서 약을 지어 가며 겨우 입에 풀칠을 했는데, 이대로라면 석 달도 못 가 주인이 바뀔 판이었다.
거리 모퉁이에서 천막을 친 마차 한 대가 다가와 청석판을 굴러가며 가벼운 버드나무 꽃가루를 날렸다.
누군가 마차에서 내렸다.
두장경은 눈을 반짝이며 입에 물었던 설편고를 두세 입에 삼켜버렸다. 아까의 멍청하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급히 맞이하며, 밝고 친근하게 불렀다. "숙부님!"
온 사람은 방건을 쓴 노인으로, 나이 오십 안팎, 침향색 비단 두루마기를 입고 손에는 부채를 들고 있었다. 다른 한 손에는 손수건을 쥐고 입과 코를 가리며 걸으면서 기침을 했다.
두장경은 그를 의관 안으로 모셔 앉히고, 안에서 테이블을 닦고 있는 점원에게 소리쳤다. "소복아, 숙부님 오신 것 못 보냐? 얼른 좋은 차나 내오라!" 또 앞의 사람에게는 짐짓 꾸짖는 체했다. "눈치 없는 녀석, 숙부님께서 이해하실 겁니다."
전원외는 손수건을 내려놓고 손을 저으며 품에서 처방전 한 장을 꺼내 말했다. "장경아..."
"이번 달 보약 말씀이시죠?" 두장경은 처방전을 낚아채 카운터로 향했다. "조카가 지어드리겠습니다!"
소복이 우려낸 차를 전원외 앞에 내놓으며, 그를 동정하는 눈빛으로 보았다. 세상에 호구는 많지만, 호구가 되면서도 자기가 이득을 본다고 착각하는 사람은 전원외가 처음 보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전원외는 두 노영감의 절친한 친구로, 집안 형편이 비슷해 죽마고우였다.